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를 보면서, 너무나 현실적인 장면들에 강렬한 여운을 느꼈다.
이 영화에서는 20대 청춘의 사랑을 그린다. 뜨거웠던 20대 초반 남녀의 사랑은 어느덧 식어버리고, 현실이라는 벽 앞에서 함께 그리던 낭만적 미래는 어느 순간 잊어버리고 만다.
영원할 것 같았던 순간은 끝나는 것이다. 꽃다발이 지는 것처럼.
꽃은 져버렸지만, 마음은 끊임없이 꽃을 원한다. 손에 쥐고 있는 져버리고 말라버린 꽃은 내팽개쳐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은 꽃다발과 같은 것이다. 특히나 20대 청춘의 사랑은 더더욱 그렇다.
이제 곧 30대가 코앞인 이 시기에, 내 20대의 사랑은 어떠했는지,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사랑은 꽃과 참 닮아있다. ‘꽃다발 같은 사랑’이라는 것이 참 적절한 표현이라 느낀다.
새로운 것에 설레고 흥분하지만, 조금만 익숙해져 버리면 그 소중함을 느끼기 힘들어진다. 꽃이 금방 시들어 버리는 것처럼. 사람 마음이라는 것은 그런 것 같다.
그렇다고 마음이라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이 꼭 금방 사라져 버리는 것인가?
사랑이 꽃과 같은 것이라면, 언젠가 져 버릴 것이다. 언젠가 질 것이기에 순간을 더욱 소중히 하고,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겠지만, 사랑이 지고 나면 다른 화려한 꽃을 찾기 위해 떠나야 한다는 것인가?
영화에 대한 반응도 많이 나뉘는 것 같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받아들여, 언젠가는 져버릴 것을 알기에 더욱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는 해피엔딩이라 받아들이는지, 영원할 줄 알았던 순간에 대한 인생의 후회로 남아버릴 새드엔딩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나는 후자에 가까운 것 같다. 사랑은 시들지 않는다고 믿는다.

나는 개인적으로 꽃다발 같은 사랑을 좋아하진 않는다.
무언가를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금방 질려버리고 만다. 그건 사람을 사랑하는 일뿐만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일, 취미와 같은 것들에도 그런 것 같다. 마음은 금방 식어버리고, 권태로 가득 차버리게 된다.
나는 금방 질려버리는 그런 마음을 사랑이라고 표현하고 싶진 않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과 같은 도파민적 마음보단, 화려하지 않지만 변치 않는, 그리고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평범한 마음에서 느껴지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믿는다.
설렘이 사랑이 되어 버린다면, 금방 권태로 가득 차게 된다. 영원한 사랑은 없다고 믿으며, 새로운 사랑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익숙한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삶을 영위하는 것은 더 나은 선택이라 생각하기 어렵다.
익숙하지만 주의 깊게 교감할 만한 것들을 마음에 새기지 않는 습관에 젖을 때, 불행이 튀어나온다. - 알랭 드 보통

누군가는 권태의 마음을 사랑이 식었다고 표현할지 모르지만, 나는 사랑이 무르익었다고 표현하고 싶다. 사람의 마음은 익숙해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며, 익숙한 것에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있기에, 더더욱 깊은 사랑을 할 수 있기에 무르익은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영원히 사랑할 것처럼, 어쩌면 정말 바보 같은 사랑을 하는 것. 그것이 깊은 농도의 사랑이 아닐까 믿는다.
그래서 꽃다발 같은 사랑보단 나무와 같은 사랑을 하고 싶다.
해당 글은 AI를 활용하지 않는 글쓰기 스터디 ‘낫지’와 함께하는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