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의 본질 - 더글라스 호프스태터, 에마뉘엘 상데

사고의 본질

1️⃣ 단어의 환기

유추는 사고의 원동력이다

  • 유추적 사고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사고 자체를 구성하는 핵심 원리다.
  • 유추를 통한 범주화는 작은 개념부터 거대한 개념까지 모든 사고의 층위에서 작용한다.
  • → 창의성도 결국 새로운 개념을 기존 개념과 연결하는 과정이므로, 유추가 핵심이 된다.

어른과 아이의 개념 차이는 정교함의 차이일 뿐

  • 어른의 개념이 더 정교할 뿐, 사고방식 자체가 본질적으로 다르지는 않다.
  • → 그렇다면, 창의성은 정교함보다도 새로운 연결을 찾는 능력과 관련될 가능성이 크다.
  • → 즉, 어른들이 기존의 범주에 갇혀 사고하는 반면, 아이들은 자유로운 범주화를 통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

아이들의 지각과 물리학자의 추상적 사고 사이의 연결

  • 창의적인 사고는 단순한 지각에서 시작해서 추상화를 거쳐 고도로 발전한다.
  • 물리학자들이 복잡한 개념을 도출하는 과정 역시, 아이들의 원초적인 개념화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 → 창의성이란 개념을 추상화하고 재해석하는 능력이며, 결국 이것도 유추적 사고의 과정이다.

서재와 사무실 논쟁 - 개념의 유동성

  • 특정 공간을 "서재"라고 할 것인가 "사무실"이라고 할 것인가는 정해진 것이 아니라, 사고의 범주화 과정에 따라 달라진다.
  • → 즉, 개념화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유연한 것이며, 창의적 사고는 이러한 개념 경계를 허물고 확장하는 데에서 나온다.
  • → 창의적 사고는 기존의 범주를 의심하고, 새로운 연결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어린아이의 개념 정교화 vs 창의성

  • 인간은 성장하면서 개념 체계를 정교화하지만, 일정 시점 이후에는 정교화가 멈춘다.
  • 문화와 언어는 자연스럽게 "일상적인 개념의 크기"를 정하고, 그 이상의 정교화를 하지 않는다.
  • → 즉, 어른이 될수록 개념은 고정되고, 창의적인 사고가 제한된다.
  • → 반대로, 어린아이의 사고방식(즉, 정교화되지 않은 추상화)은 창의적 사고와 연관될 가능성이 크다.

2️⃣ 구절의 환기

개념에 명칭을 부여하는 것의 힘

“개념에 명칭을 부여하는 일에 따르는 진정한 힘을 알게 된다. 이 힘은 화자가 주위에 해당 지식을 쉽고 빠르게 퍼뜨리도록 해주고, 그에 따라 여러 수준에서 사회적 담론에 진입하여 개인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도록 해준다. 특정 언어에서 용어의 존재가 미치는 효과는 화자가 사피어-워프 효과로 불리는 특정 이점을 누리게 해준다.”

  • 개념에 이름을 붙이면 그것이 사고의 틀을 형성하고, 사회적 확산을 가능하게 함. 이는 사피어-워프 가설과 연결되며, 언어가 사고 방식과 개념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말한다.
  • ‘UX(사용자 경험)’이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 디자인이 단순한 미적 요소로만 이해되었지만, UX 개념이 생기면서 사용자 중심 사고로 확장됨.
  • 개념에 이름을 붙이는 행위는 단순한 명명 이상의 힘을 가진다. 사회적으로 공유되고 전파될 수 있는 개념적 도구가 된다.

지성에 대한 수많은 설명은 개별적으로 속성을 다루지만, 완전한 정의를 내리진 못한다

“우리가 접하는 지성에 대한 수많은 설명은 개별적으로 분명히 어떤 속성을 다루기는 하지만 어느 것도 과녁에 명중하지는 않는다.”

  • ‘지성’, ‘창의성’ 같은 개념은 다양한 속성을 다룰 뿐, 명확한 정의를 내릴 수 없음.
  • 인간은 개념을 설명할 때, 그것을 완벽하게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별적 속성을 통해 접근한다.
  • AI 연구에서 ‘지능’의 정의는 맥락과 필요에 따라 다르게 조정되는 것이 그 예시.
  • 이는 우리가 언어로 개념을 표현할 때, 유추를 통해 대략적인 개념을 형성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 명확한 정의가 불가능한 개념(예: ‘지성’, ‘창의성’, ‘의식’)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용할까?

  • 실무적으로도, 하나의 개념을 정의하는 것은 절대적인 기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수준에서 유용한 정의를 만드는 과정일 수 있다.
  • 예를 들어, AI 연구에서 ‘지능’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인간과 같은 사고를 하는 것인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인가?
  • 이러한 정의는 단일한 정답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맥락과 필요에 따라 조정되는 유연한 개념이다.

소음과 소리의 차이 – 개념적 경계와 집단적 합의

“소음과 소리의 차이..? → 소리가 소음이 되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가? 그 명확한 구체적 기준이 존재하는 걸까? 이를 소음으로 규정하기 위한 집단적 합의는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일까???”

  • ‘소리’와 ‘소음’의 차이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사회적·문화적 합의에 의해 정해진다.
  • 한 사람에게는 음악이 될 수도 있는 소리가, 다른 사람에게는 불쾌한 소음이 될 수도 있다.
  • 이처럼, 개념의 경계를 정하는 것은 객관적인 기준이 아니라 집단적인 해석 과정이다.
  • 코드 컨벤션도 ‘소리와 소음’처럼,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집단적 합의를 통해 정해진 규칙이다.
  • 어떤 사람에게는 가독성이 좋은 코드가, 다른 사람에게는 불필요하게 복잡한 코드로 보일 수도 있다.
  • 즉, 코드 스타일도 일종의 범주화된 개념이며, 이를 소음과 소리처럼 집단적 감각에 의해 조정해야 한다.
  • 이러한 직관은 결국 유추적 사고의 일부이며, 개발자는 개별적인 코드 요소를 보고 전체적인 패턴을 이해하는 능력을 발전시킨다.
  • 따라서, 개발 과정에서도 유추적 사고를 의식적으로 훈련하는 것이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믿음.

3️⃣ 보이지 않는 드넓은 유추의 바다

인지하지 못하는 유추의 바다 속 인간

“물고기들이 방대한 바다의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기민하게 이동하도록 해주는 매개체 속에서 그것을 깨닫지 못한 채 헤엄치듯이 우리 인간 역시 깨닫지 못한 채 밋밋한 것에서 눈부신 것까지 크고 작은 유추의 바다에서 떠다닌다.”

  • 인간은 논리적으로 사고한다고 믿지만, 실상은 유추에 의존하며 사고하고 있다.
  • 우리가 인지하는 세계는 완전한 논리적 분석의 결과물이 아니라, 기존 경험과의 비교 및 유추를 통해 형성된 것이다.
  • 즉, 우리는 유추의 틀 안에서 사고하며, 이를 깨닫지 못할 뿐이다.
  • 우리가 ‘논리적으로 생각한다’고 믿을 때조차, 기저에는 유추가 깔려 있다.
  • 따라서 논리적 사고력을 기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적절한 유추를 할 수 있는 직관적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직관은 단순한 감이 아니라, 무수한 경험과 유추적 사고가 쌓이면서 형성된 고도화된 사고 방식일 수 있다.
  • 결론적으로, 논리적 사고의 역량을 키우려면, 논리를 만들기 위한 ‘유추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

부호화의 수수께끼

“일상적 상황은 미리 포장된 상자에 넣어져서, 즉 세상의 나머지 부분으로부터 정밀하게 잘라낸 정확한 경계와 함께 주어지지 않는다. 그보다 우리는 환경을 걸러내 그 일부에만 편향된 방식으로 대응한다. 각 개인은 어떤 식으로든 상황이 포함하는 것과 포함하지 않는 것 그리고 그 핵심 요소가 무엇인지 ‘판단한다’.”

  • 우리가 어떤 상황을 인식할 때, 그것은 절대적인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경험과 관점에 따라 필터링된 형태로 해석된다.
  • 즉, 우리는 같은 현실을 보고 있더라도, 각자 다르게 ‘부호화’한다.
  • 우리는 같은 현실을 보지 않는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부호화된 현실’을 본다.
  • 특정 개념을 상대방에게 설명할 때, 그 개념이 상대방의 기존 사고방식과 어떻게 부합하는지 고려해야 한다.
  • 이는 단순히 ‘설명을 잘하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의 부호화 방식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방식으로 개념을 전달하는 과정이다.
  • 예를 들어, 상대방이 ‘개발자’라면 개념을 기술적 은유를 통해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 결론적으로, 설득이나 의사소통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가 아니라, ‘상대가 어떻게 부호화할 것인가’이다.

오직 한 명에게 속하는 범주

“사람 각자의 인지 방식은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구축한 개념의 전체 목록에 의존하기 때문에 사건을 부호화하는 방식을 훌쩍 넘어선다. … 모든 인간은 언제나 그리고 대개 자신도 모른 채 많은 경우 지각한 상황에 기초하여 새로운 추상적 범주를 만든다… 이 범주의 존재는 보유자가 나름의 방식으로 연이은 사건을 해석하도록, 달리 말하자면 세상을 고유한 방식으로 보게 해준다.”

  • 인간은 자신의 경험과 유추를 바탕으로 고유한 범주(category)를 형성하며, 이를 기반으로 세계를 해석한다.
  • 이 범주는 각자가 구축한 개념 체계의 총합이므로, 타인의 범주와 일치할 수 없다.
  • 따라서 설득이나 커뮤니케이션에서 기존 개념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 즉, 설득이란 상대방의 개념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범주 안에서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 사람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계를 보고 있으며, 이 틀을 직접적으로 바꾸려 하면 저항이 발생한다.
  • 따라서 설득의 핵심은 상대방의 기존 개념 체계를 존중하면서, 그 안에서 새로운 연결점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 예를 들어, 어떤 사람에게 ‘기후 변화의 위험성’을 설득할 때, 단순한 과학적 근거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경제, 미래 세대, 생태계 보전 등)와 연결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 결론적으로, 설득은 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이 가진 개념적 범주 내에서 유추적 사고를 통해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주는 과정이다.

4️⃣ 추상화와 범주 간 이월

추상화는 무엇이고 그 목적은 무엇인가?

추상화는 개별적인 사례에서 공통적인 특성을 추출하여 보다 일반적인 개념으로 정리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의 목적은 복잡한 정보를 단순화하고, 개념 간의 연결을 통해 사고의 유연성과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추상화를 통해 우리는 개념을 범주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거나 기존 지식을 확장할 수 있다.

수학이 항상 명확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정사각형, 직사각형, 마름모, 평행사변형을 그리시오”**라는 질문이 있다면, 기하학적 개념을 엄밀하게 이해한 학생이라면 정사각형 하나만 그려도 이 문제의 답을 충족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답은 기하학 교사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것이다.

  • 어떤 교사는 이 답의 기하학적 명료성을 높이 평가하여 최고점을 줄 수도 있다.
  • 반면, 다른 교사는 학생이 문제의 의도를 비틀었다고 판단하여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즉, 수학적 사고조차도 단순한 공식 적용이 아니라, 문제의 해석과 논리에 따라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 과정임을 보여준다. 이는 우리가 배운 개념을 단순히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추상적 개념을 실제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능력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추상 개념이 전문성의 핵심인 이유

우리는 필요한 경우 한 범주가 다른 범주를 대신할 수 있음을 알게된다. 가령 A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수평적으로 혹은 수직적으로 가까운 A의 사촌격인 B에 대한 지식을 활용할 수 있다. 전문가는 절대 모든 범우데 접근할 수 없지만 진정한 전문가는 유추 작용을 통해 다양한 층위에 존재하는 구체적 간극을 우아하게 피해갈 수 있도록 충분히 밀집된 범주를 가지고 있으며, 이 점은 해당 영역의 모든 구체적인 분야에서 빠진 지식을 채우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모든 개념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지만, 부족한 지식을 채우는 방법 중 하나가 범주 간의 유추를 활용하는 것이다.

  • 특정 개념 A를 모르더라도, A와 수평적 혹은 수직적으로 가까운 개념 B를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 진정한 전문가는 특정 영역의 모든 세부 지식을 완벽히 알고 있기보다는, 유추적 사고를 통해 지식의 간극을 채울 수 있는 밀집된 개념 구조를 갖춘 사람이다.

5️⃣ 유추는 어떻게 우리를 조종하는가

집착과 창의성

어떤 활동에 깊이 몰입하거나 매우 드문 사건에 강하게 사로잡힐 때 생기는 강렬한 흥미는 초대장 없이 머리속에 침입하는 한 무리의 유추, 다른 상황에 대한 불합리한 해석과 그에 따른 부실한 판단으로 이끌 수 있다… 그러나 집착의 영향으로 일반적이지 않은 유추를 하는 취약성은 뛰어난 창의성의 잠재적 원천이기도 하다. 물론 집착의 영향을 받을 때 우리가 알아차리는 공통성의 대다수는 뛰어난 통찰을 불러오지 않지만 가끔 이런 연계가 ‘천재적인 번뜩임’이라고 부르는 정신의 기적을 낳기도 한다.

… 집착에 이끌린 유추는 일정한 타당성을 지니지만 그럼에도 한 걸음 물러서서 보면 때로 상당히 억지스러워서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 하지만 때로 새롭고 통찰력 있는 생각을 낳는다. 실제로 주어진 현상에 대한 유추물을 열심히 찾을 때, 집착이 지닌 동력이 없으면 결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할 중요하고 새로운 관점과 마주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 집착과 깊은 몰입은 때때로 부적절한 유추와 비논리적인 판단을 야기한다.
  • 그러나 이 과정이 창의성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 일반적으로 터무니없는 연결이 많지만, 아주 가끔 ‘천재적인 번뜩임’이라는 형태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
  • 창의성은 때로 비논리적인 사고의 부산물이다…

무의식적 유추의 작동 방식

… 적절한 개념에 대한 일종의 개념적 인접성 혹은 어떤 어휘 항목에 대한 음성적 인접성 때문에 휴면 상태에서 소환된다. 그리고 이 두 종류의 인접성은 무의식적 유추가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 유추는 우리의 인식 바깥에서도 지속적으로 작동하며, 무의식적인 연결을 형성한다.
  • 특정 개념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적·음성적 인접성에 의해 자동적으로 활성화된다.
  • 즉, 우리의 사고 과정에는 보이지 않는 유추의 네트워크가 끊임없이 작동하고 있다.

많은 것이 호출되지만 하나만 선택된다.

대부분 경쟁 범주 중 하나만 승리를 거두며, 이 경우 숨겨진 경쟁을 드러내는 청각적 자취나 기술된 자취는 남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부드럽고 유창하게 들리는 대화를 듣는 일은 줄곧 금메달 수상자만 보여주는 올림픽 사진첩을 훑어보는 대화를 듣는 것과 같다.

  • 우리는 특정 개념을 떠올릴 때 무수한 가능성 중 하나를 선택하고, 나머지는 인식조차 하지 못한다.
  • 즉, 우리의 사고는 수많은 유추적 가능성 중에서 특정한 하나를 필터링한 결과이며, 다른 유추의 흔적은 남지 않는다.

감각과 언어의 연결

시각은 아마도 가장 정교한 감각일 것이며, 어느 경우든 우리의 어휘에 가장 풍부하게 기여하는 감각이다. … 실제로 다섯 가지 감각이 모두 감각적 세계와 감정 및 관념의 세계를 잇는 다리를 놓는 데 도움을 준다.

  • 다양한 감각적 경험을 활용하는 것이 유추적 사고의 폭을 넓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