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와 이성에 대한 철학적 성찰
파스칼: “인간은 필연적으로 미친 존재이기에, 미치지 않았다는 것조차 또 다른 방식으로 미친 것일 수 있다.”
→ 그리스도교의 논리에서는 신이 죄짓는 자요, 인간이 용서해 주는 자일 수 가 없으므로, 남는 경우의 수는 인간은 죄짓는 자, 신은 용서해 주는 자 하나뿐이다.
도스토옙스키: “인간이 자신의 양식을 스스로 확신하는 것은 자신의 이웃들을 감금함으로써가 아니다.
→ 도스토옙스키의 말에 대한 반론: 인간이 자신의 양식을 스스로 확신하는 것은 자신의 이웃들을 감금함으로써이다. 말하자면, 나의 ‘정체성’이란 나 이외의 것의 여집합이다. 가령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스스로를 완전히 옳음, 진실, 정의로 두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매우 드물다.
16세기 이후 광기 경험의 이분법적 구조
16세기 이래 유럽에 나타난 광기에 대한 두 가지 경험 방식, 이를 ‘비극적/비판적’ 경험, 또는 ‘우주적/도덕적’ 경험 사이의 이분법적 대립이라 불러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이분법적 도식의 이해와 관련하여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점이 하나 있다. 우리는 일견 푸코가 이러한 이분법적 대립 구도에서 ‘비극적 또는 우주적’ 경험을 긍정적인 것으로, ‘비판적 또는 도덕적’ 경험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인상을 받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대립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는 않는다. 푸코는 이러한 이분법적 요소 사이의 균형을 ‘필연적이고도 바람직한 것’ 곧 건강성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우주적 경험 | 비판적 경험 |
우주 질서의 직관 | 담론의 우주 |
비극적 요소 | 비판적 요소 |
비극적이고 우주적인 경험 | 비판의식 |
광인 | 현자 |
15세기 회화,시계의 비극적 광기 | 15세기 휴머니즘 전통, 인간의 비판 의식 |
17세기 빈곤관의 변화와 도덕적 주체화
17세기, 사제 뱅상 드폴의 서한에 따르면, 이제 모든 그리스도인은 가난한 사람을 “동정심의 원인인 물질적 빈곤 때문이라기 보다는 혐오감을 자아내는 영적인 비참 떄문에 국가의 쓰레기 같은 존재”로 바라본다. 중요한 것은 이제 빈곤이 이전 시대와는 달리 영적 비참이자, 도덕적 경함, 무질서의 원인이자 결과로서 조명된다는 것이다. 핵심은 가난한자가 도덕적 주체, 곧 부도덕한 자로 간주된다는 사실이다.
고전시대 감금과 사회적 규범
고전시대 로피탈 제네랄에 감금된 사람들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은 여하한 이유로든 사회의 지배적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특성이 질서의 관념 아래 조명되는 도덕성의 관념과 결합할 때, 이는 규범의 문제가 된다. 광인, 비이석적 인간은 우주의 유일한 자연적 질서와 동일시되는 사회의 질서와 동일시되는 사회적 규범의 관점 아래에서만 분류된다. 광인은 달리 인식되지 않는다.
예시로,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오고 대학을 다니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할 때, ‘그 사람은 학교 어디 나왔어?’와 같이 물어보았다고 하자. “고등학교만 나왔지” 또는 “고등학교 밖에 못 나왔지”와 같은 이 말은, “대학교를 가야하는데 못 갔다”는 의미를 갖고 있음을 이해할 것이다. 이는 담론 효과이다.
객관성의 역설과 비이성의 예속화
“객관성은 비이성의 고향, 그러나 징벌같은 것이 되었다.” 이성에 의한 비이성의 대상화는 비이성의 예속화에 다름아니다. → 객관적 관찰과 분류가 본래 광기를 이해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광기를 감금하고 통제하는 수단이 되었다는 것
정상 콤플렉스와 이성의 배제 논리
내가 정상이 아니므로 나는 열등하다는 의식은 기본적으로 타인과의 비교에서 성립하며, 타인들 곧 다수의 지배적 존재들과의 비교에서 성립하는 자기 의식인 이러한 열등의식은 자신이 정상이 아니라는 콤플렉스의 원인이자 결과이다. 따라서 스스로를 문제라고 인식한다. 이를 정상 콤플렉스 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므로 정상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들과 같아저야 한다. 그런데 잘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상태를 벗어나기 위 정상인을 모델로 삼아 내 삶을 거기에 맞추어야 한다.’ … 이성에 의한 광기 배제는 광기가 이성과 싸워 보기도 전에 패배하도록 되어 있는 게임의 규칙이다.